다큐멘터리 영화 〈암살자들〉은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을 다룬다. 두 여성이 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신경작용제 VX를 묻혔고, 그는 숨졌다. 영화는 이 사건이 알려진 뒤인 2020년 공개됐다.

‘개봉이 몇 년 빨랐다면’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실제 암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가 사건을 미리 예고했거나, 개봉 전부터 암살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사건과 영화의 공개 시점을 거꾸로 놓고 보는 가정에 가깝다.
작품의 중심에는 범행을 실행한 두 여성의 역할과 사건의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장난 영상을 찍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고, 영화는 그 주장을 포함해 두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따라간다.
그래서 관심은 암살 장면의 재현보다 ‘두 여성은 무엇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현실에서 벌어진 공항 살해 사건과 범행에 가담한 이들의 주장이 한 작품 안에서 맞물리면서, 제목처럼 개봉 시점을 앞당겨 상상하게 하는 아찔함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