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서 주차장에서 급하게 작성했던 후기가 있어서, 조금 더 정리해서 다시 올립니다.
먼저 제 취향과 평가 기준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로 예를 들면, 저는 「마녀 1」을 아주 재미있게 봤고, 「마녀 2」와 「하이파이브」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졸 역시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고, 표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 「부활남」을 보고 쓴 후기라는 점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 개연성과 스토리를 엄격하게 따지는 편은 아닙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오락영화를 좋아합니다. 영화관에 가는 이유도 팝콘을 먹으면서 도파민을 채우고 싶어서니까요. 이런 영화들은 개연성이나 스토리에 아쉬운 부분이 있어도, 재미만 있으면 충분히 즐기는 편입니다.
최근 영화인 「호프」도 개연성을 지적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저는 보면서 개연성이나 스토리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도 「부활남」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흐름이 너무 뚝뚝 끊긴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영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기보다, 파트 1, 파트 2, 파트 3, 파트 4를 따로 만들어 붙여 놓은 느낌이었습니다. 각 파트가 넘어갈 때마다 연결이 어색해서 몰입이 자꾸 깨졌습니다.
개연성은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차라리 평가 항목에서 빼고 이야기하는 게 낫겠습니다.
2. 개그는 웃기지 않는 것을 넘어 불편했습니다.
「하이파이브」는 애초에 코미디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영화였고, 저는 그 방향이 잘 맞아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호프」의 개그도 비판을 많이 받지만, 제게는 크게 웃기지 않았을 뿐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부활남」의 개그는 불편했습니다. 단순히 웃기느냐, 웃기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보고 있으면 어색하고 흐름을 끊는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3.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건 배우들입니다.
특히 구교환은 ‘역시 구교환이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원래 좋아하는 배우라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확실하게 볼 이유를 만들어 주는 배우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야 한다면, 구교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겠습니다. 구교환을 보러 간다는 목적이라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가장 아쉬웠던 건 액션입니다.
사실 이런 장르의 영화는 액션 하나를 기대하고 보러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액션이 가장 실망스러웠습니다.
시원하게 때리고, 날아다니고, 벽을 부수는 장면은 있습니다. 만약 10년 전에 나온 영화였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액션을 보여 주는구나’ 하고 좋은 평가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026년에는 이미 비교할 작품들이 있습니다. 「마녀」나 「하이파이브」와 비슷한 결의 액션인데, 완성도 차이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슬로모션을 활용해 타격이나 움직임을 강조할 만한 순간에도 그냥 빠르게 넘어갑니다. 물론 슬로모션이 있어야 좋은 액션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런 장치 없이도 살려야 할 액션의 템포와 리듬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강하게 때리고, 벽이 부서지고, 사람이 날아가는 장면은 계속 나오는데, 정작 동작과 타격을 인상적으로 만드는 디테일은 부족합니다.
그나마 영화 초반, 예고편에서 봤던 액션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파워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그 디테일마저 뭉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녀」는 빠르고 강한 액션 속에서도 중간중간 동작이나 타격의 포인트를 챙겨 줍니다. 「부활남」은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액션의 규모는 커지는데 오히려 보는 재미는 떨어졌습니다.
5. 현재의 높은 평점에는 「암살」과의 비교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확인한 네이버 평점에서는 최신순으로 10점을 준 후기 중에 「암살」을 언급하는 글이 많이 보였습니다. ‘「암살」을 볼 바에는 이걸 보겠다’는 식의 평가였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높은 평점의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영화 자체에 대한 만족도뿐 아니라, 다른 작품과의 비교에서 얻은 반사이익도 어느 정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영화는 취향의 영역이니 「부활남」을 재미있게 본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액션이 멋있다고 느끼면서 충분히 즐길 수도 있겠죠.
다만 제 기준에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크게 느껴졌고, 비슷한 아쉬움을 느낄 관객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전지적 독자 시졸보다도 아쉬웠습니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을 개인적인 만족도 순으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마녀 1·2 >>> 하이파이브 >>>>>> 전지적 독자 시점 >>>>>>>>>>>>>>>> 부활남
개인적으로는 OTT에 올라오면 궁금해서 한 번 볼 정도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관에서 보고 나니 티켓값보다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이 시간을 들여 굳이 영화관까지 와서 봐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궁금하다면, OTT에 풀렸을 때 봐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