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초 기준 미국·러시아 등 9개국이 보유한 핵무기는 약 1만2,241기로 추정된다. 핵무기 군축은 이런 무기를 폐기하는 방향의 목표를, 비확산은 핵무기가 더 널리 퍼지는 것을 막는 목표를 가리킨다. 유엔은 창설 이후 두 과제를 핵심 목표로 다뤄 왔다.

핵무기 문제에서 군축과 비확산은 같은 말이 아니다.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없애려는 과제와, 보유국·무기체계의 추가 확산을 막으려는 과제는 구분되지만, 유엔은 둘 다 핵심 목표로 제시한다.
SIPRI는 2024년 거의 모든 핵무기 보유국이 기존 무기를 현대화하거나 새로운 체계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핵무기 수량뿐 아니라 보유국들이 무기체계를 어떻게 유지·변화시키는지도 군축과 비확산 논의에서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다만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각국의 현대화가 앞으로 핵무기 총량이나 군축 협의에 어떤 결과를 낼지 확인되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핵무기 폐기와 확산 방지가 유엔의 오래된 목표인 동시에, 보유국들의 현대화가 진행되는 국제 환경에서 계속 제기되는 과제라는 점이다.

유엔이 말하는 핵무기 폐기와 확산 방지는 특정 국가의 무기 보유 현황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제사회가 핵무기를 줄이는 방향과 새 확산을 막는 방향을 함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가깝다.
유엔이 이를 창설 이후 핵심 목표로 둔 구체적 이유나, 현재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성과는 제공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핵무기 관련 논의를 볼 때에는 보유 규모, 현대화 동향, 군축·비확산이라는 서로 다른 요소를 구분해 읽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