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좋아해도 불판 위 삼겹살이나 치킨은 잘 먹지만, 삼계탕·백숙·수육처럼 물에 삶은 고기는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른바 ‘물에 빠진 고기’를 못 먹는 이유로는 삶는 동안 퍼지는 특유의 고기 냄새와, 기름기가 물에 닿아 느껴지는 부드럽고 눅눅한 식감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특히 닭고기는 껍질과 살 사이의 미끈한 감촉, 오래 삶아 결이 쉽게 풀리는 살코기 때문에 거부감이 더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돼지고기도 구웠을 때의 바삭한 지방이나 불향은 좋아하지만, 국물 속에서 하얗고 흐물하게 보이는 고기는 먹기 어렵다는 식이다.
다만 삶은 고기라고 모두 피하는 것은 아니다. 보쌈이나 수육은 새우젓·마늘·김치처럼 곁들이는 재료가 향과 기름진 맛을 잡아주고, 물기를 뺀 뒤 썰어 내 식감이 덜 축축하게 느껴져 먹을 수 있다는 경우가 있다. 같은 돼지고기라도 국밥 속 고기와 차갑게 식은 족발, 갓 썬 보쌈의 선호가 갈리는 이유다.
샤부샤부 역시 예외로 꼽힌다. 얇은 고기를 짧게 익혀 먹으면 삶은 고기 특유의 퍼진 냄새나 물러진 결이 덜하고, 소스와 채소가 맛의 중심을 나눠 갖기 때문이다. 결국 거부감의 대상은 ‘삶은 조리법’ 자체라기보다 국물에 오래 담긴 고기의 향, 겉면의 수분감, 쉽게 부서지는 식감이 한꺼번에 겹치는 순간에 가깝다.
삼계탕·백숙·족발처럼 국물에 담기거나 오래 삶은 고기는 특유의 냄새와 눅눅하고 무른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반면 보쌈·수육·샤부샤부는 물기, 익힘 정도, 곁들임 재료의 차이로 예외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