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된 원목 장롱이나 식탁이 아직도 집 한쪽을 지키는 장면 때문에 ‘오래된 가구가 요즘 가구보다 더 튼튼한 이유’가 다시 화제가 됐다. 다만 결론부터 말하면 과거 가구가 전부 견고했던 것은 아니다. 약한 제품은 진작 망가지거나 폐기됐고, 오래 버틴 튼튼한 가구만 눈앞에 남아 비교 대상이 된 측면이 크다.

이른바 생존자 편향은 살아남은 사례만 보고 전체의 품질을 판단하는 현상이다. 오래된 가구를 떠올릴 때도 묵직한 원목 서랍장과 견고한 장롱은 기억하지만, 뒤틀린 합판 가구나 부러진 의자, 이사 과정에서 버려진 값싼 제품은 기억과 공간에서 함께 사라진다.
그렇다고 과거 가구의 물성이 모두 착시였던 것은 아니다. 두꺼운 원목과 견고한 결구 방식, 수리가 가능한 구조를 쓴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손볼 여지가 컸다. 반면 현대 가구는 판재와 모듈식 설계, 조립·운송 효율을 활용해 가격과 선택지를 넓혔지만, 제품마다 쓰임과 목표 수명이 크게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
가구가 오래 남는 과정에는 내구성 외에도 집의 크기, 이사 빈도, 유행 변화, 수리 비용이 작용한다. 예전 가구는 크고 무거워 쉽게 바꾸기 어려웠던 반면, 오늘날에는 취향 변화나 공간 재배치에 맞춰 멀쩡한 가구도 교체되는 일이 많다. 오래된 가구가 강해 보이는 것은 제작 방식의 차이와 함께, 살아남을 기회를 얻은 제품만 남는 폐기 과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결국 오래된 가구의 명성은 실제로 견고했던 일부 제품의 품질과 생존자 편향이 겹쳐 만들어졌다. 현재 가구 역시 소재, 접합 방식, 수리 가능성에 따라 내구성 차이가 크며, ‘옛것’과 ‘새것’이라는 시대 구분만으로 품질을 가르기는 어렵다.
오래된 가구는 약한 제품이 이미 사라진 뒤 견고한 사례만 남아 있어 실제 평균보다 튼튼하게 인식되기 쉽다. 과거의 원목·결구 방식이 강점을 지닌 경우도 있지만, 현대 가구의 내구성은 소재와 설계,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