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의 삶은 일을 그만둔 뒤 소득이 달라지는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확인된 자료는 은퇴를 시간 사용 방식과 사회적 역할까지 함께 바뀌는 삶의 전환으로 설명한다.

은퇴 전에는 직업이 하루의 일정과 활동을 조직하는 중심 역할을 한다. 은퇴 뒤에는 그 틀이 달라지므로, 남는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자체가 삶의 중요한 변화가 된다.
또한 직업을 통해 수행하던 역할이 사라지거나 바뀌면서,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이해할지 다시 정리하는 과정도 생길 수 있다. 즉 소득의 변화와 시간의 변화, 역할의 변화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은퇴 뒤 생활을 함께 구성하는 요소다.
한국 여자프로농구 은퇴선수를 다룬 연구에서는 선수들이 은퇴 후 자아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며, 사회 적응의 부담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라는 직업적 역할에서 벗어난 뒤의 변화가 경제적 문제 하나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사례다.
이 연구의 대상은 여자프로농구 은퇴선수이므로, 모든 은퇴자의 경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은퇴 후 삶을 이해할 때 이전 직업과 연결된 정체성, 다음 활동을 찾는 과정, 익숙하지 않은 사회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를 함께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은퇴 이후의 삶은 ‘얼마를 벌 수 있는가’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바뀐 시간을 어떤 의미로 채울지와 달라진 역할에 어떻게 적응할지를 함께 생각하는 전환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준비 방법이나 개인별 결과는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