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칸영화제에서 영화 ‘시’가 각본상을 받은 순간은 이창동의 한국영화 쾌거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시’는 한 노년 여성이 삶의 균열과 마주하며 언어와 아름다움의 의미를 붙드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렸고, 이창동 감독은 이 작품으로 한국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과 작가성을 함께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칸의 수상은 단지 한 편의 영화가 받은 상에 그치지 않았다. 이창동 감독은 사회적 상처, 개인의 죄책감, 구원과 소통의 어려움처럼 무거운 소재를 인물의 일상 안으로 끌어들여 왔다. ‘시’ 역시 사건을 자극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주인공의 시선과 말의 변화에 집중했고, 이런 방식이 국제 무대에서 한국영화의 독자적인 표현력으로 받아들여졌다.

앞선 성과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밀양’에서는 전도연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상실과 종교, 용서의 문제를 다룬 영화가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 모두에서 강한 평가를 얻었다. ‘박하사탕’은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한국 현대사의 상흔을 한 남자의 삶에 압축해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이창동 영화의 국제적 성과가 갖는 의미는 한국적 현실을 낯선 관객에게 설명하기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끝까지 따라갔다는 데 있다. ‘시’의 칸 각본상, ‘밀양’의 전도연 여우주연상, ‘박하사탕’의 베니스 성과는 한국영화가 사회적 현실과 예술적 형식을 결합해 세계 영화계와 대화해온 장면들로 이어진다.
이창동 감독의 대표적 국제영화제 성과 가운데 중심에는 2010년 ‘시’의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이 있다. ‘밀양’과 ‘박하사탕’까지 이어진 작품들은 한국 사회의 상처를 인물의 내면과 결합해 표현하며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넓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