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설화 속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이 된다’는 섬뜩한 상상이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에서 현대 사회의 불안으로 옮겨온다. 설경구가 류준열, 이규형과 함께 출연하는 이 작품은 한 사람을 증명하던 얼굴과 기록, 관계가 더는 확실한 근거가 되지 못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다. 설경구 출연작 ‘들쥐’가 현실 스릴러로 주목받는 이유도 누구나 자신의 삶과 신분을 빼앗길 수 있다는 공포를 가까운 일상에 붙여놓기 때문이다.

작품의 핵심은 인증과 공증이 무너진 상황이다. 누군가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 사람이 실제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장하던 장치들이 흔들리면 사회적 관계 역시 불안정해진다. ‘들쥐’는 초현실적인 설화의 출발점에서 나아가,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기준 자체가 흔들릴 때 벌어질 심리적 압박과 의심을 스릴러의 긴장으로 밀어붙인다.

설경구가 맡은 노자는 이 불안한 세계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노자라는 캐릭터는 작품이 던지는 정체성의 문제와 맞닿아 있으며, 설경구 특유의 묵직한 연기가 인물의 긴장과 현실감을 어떻게 만들지 관심을 모은다. 단순히 누가 누구를 흉내 내는 이야기보다, 인간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중요한 축이 된다.

류준열과 이규형 역시 이 세계의 균열을 따라가는 주요 인물로 함께한다. 특히 설경구와 류준열의 연기 호흡은 서로 다른 세대와 결의 배우들이 정체성을 둘러싼 의심, 추적, 대립의 분위기를 어떻게 쌓아갈지 기대하게 하는 지점이다. ‘들쥐’는 낯선 괴물보다 익숙한 사람과 정보, 기록을 믿기 어려워진 사회를 무대로 삼아 현실에 닿은 공포를 보여주려는 작품이다.
‘들쥐’는 손톱을 먹은 쥐가 사람이 된다는 고전 설화를 현대의 신원 불안과 정체성 문제로 확장한 현실 스릴러다. 설경구는 노자 역을 맡아 류준열·이규형과 함께, 인증과 공증이 무너진 세계에서 진짜 자신을 둘러싼 긴장을 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