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오 퍼디난드가 최근 인터뷰에서 박지성을 마이클 캐릭과 함께 가장 과소평가된 동료로 꼽은 이유는 화려한 기록보다 경기의 균형을 바꾼 ‘보이지 않는 역할’에 있다. 퍼디난드는 박지성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수비 가담을 높게 봤다. 공격수가 공을 잡지 않은 순간에도 상대의 선택지를 줄이고, 동료가 뛸 공간을 만들어낸 선수가 박지성이었다는 평가다.

박지성의 활동량은 단순히 많이 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상대가 빌드업을 시작할 때 압박의 출발점이 됐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빈 공간을 메웠다. 공격에서는 동료의 침투를 위해 수비를 끌어냈고, 수비에서는 상대의 패스 길을 차단했다. 눈에 띄는 득점이나 도움보다 팀 전체가 더 편하게 움직이게 하는 역할이 컸다는 뜻이다.

특히 큰 경기에서 박지성의 임무는 더 분명했다. 상대 팀의 핵심 선수가 자유롭게 전진하지 못하도록 따라붙고, 맨유 수비진 앞에서 부담을 덜어주는 식이었다. 퍼디난드처럼 후방을 책임진 선수에게 박지성의 헌신은 수치로 다 담기지 않는 가치였을 가능성이 크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상대 에이스가 공을 편하게 받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경기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다.

퍼디난드가 과거에도 박지성을 높게 평가해 온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스타 선수들이 주목받는 팀 안에서 박지성은 전술적 요구를 묵묵히 수행했고, 감독이 특정 상대를 겨냥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됐다. 이번 언급은 박지성이 맨유에서 남긴 가치를 ‘기록 밖의 승부처’로 다시 설명한 평가다.
퍼디난드는 박지성의 공간 창출, 압박, 수비 지원을 맨유에서 과소평가된 가치로 봤다. 박지성은 상대 핵심 선수를 묶고 팀 전술의 빈틈을 메우며 큰 경기의 균형에 기여한 선수로 다시 조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