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뇌로 언어모델 만듬’이라는 말이 퍼진 계기는 초파리 수컷 뇌의 신경 연결지도가 완성됐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연구진이 만든 것은 사람처럼 문장을 생성하거나 대화하는 언어모델이 아니라, 초파리 중추신경계의 뉴런들이 어디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정밀하게 담아낸 커넥톰이다.

이 지도는 약 18년에 걸쳐 구축됐다. 대상은 수컷 초파리의 중추신경계이며, 약 2만5000개 뉴런의 연결망이 담겼다. 각각의 뉴런이 어떤 신호를 받고 어느 회로로 전달하는지 추적할 수 있는 수준의 자료가 마련된 셈이다. 작은 생물의 뇌라도 실제 신경망 전체를 연결 단위로 들여다보는 일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분석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성과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다. 초파리가 눈으로 들어온 움직임과 형태 같은 정보를 뇌 안에서 어떤 경로로 넘기는지, 여러 뉴런이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는지를 분석할 기반이 생겼다. 행동과 감각, 신경 회로의 관계를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이 이 뇌 지도의 핵심 의미다.

커넥톰과 인공지능 언어모델은 모두 ‘연결망’이라는 말을 쓸 수 있지만, 만들어진 목적과 작동 방식은 다르다. 언어모델은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해 다음 단어를 예측하고 문장을 생성하는 인공신경망이다. 반면 초파리 커넥톰은 실제 생물의 뇌에 존재하는 세포와 연결 구조를 기록한 지도다. 초파리 뇌를 본뜬 언어모델이 새로 등장했다기보다, 생물학적 신경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하나 더 생긴 것으로 보는 편이 맞다.
초파리 수컷 중추신경계의 약 2만5000개 뉴런 연결망을 담은 커넥톰이 18년에 걸쳐 완성됐다. 이는 언어를 생성하는 AI가 아니라 시각 처리 등을 포함한 실제 초파리 뇌 회로를 분석하기 위한 정밀 지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