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포스터와 분위기를 빌려, 고길동의 집에 머무는 둘리 일행을 ‘무단으로 들어와 얹혀사는 가족’처럼 배치한 패러디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둘리가 기생충 밈으로 쓰인걸 본 작가님 반응’에서 사람들이 찾는 장면도 바로 이것이다. 검은 선으로 눈을 가린 둘리와 친구들, 집주인 고길동을 중심에 둔 구도가 영화의 설정과 묘하게 맞물리면서 오래된 만화의 관계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만들었다.

이 밈의 웃음은 둘리가 원래부터 악역이어서가 아니라, 어린 독자가 보던 이야기와 어른이 된 뒤 읽히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데서 나온다. 둘리 일행은 갈 곳이 없어 고길동의 집에 들어와 살고, 고길동은 이들을 감당하며 늘 화를 낸다. 어린 시절에는 잔소리 많은 어른으로 보였던 고길동이, 시간이 지난 뒤에는 갑작스레 늘어난 식구를 책임져야 했던 집주인처럼 보인다는 해석이 패러디의 바탕이다.

김수정 작가는 이런 소비를 무겁게 받아들이기보다, 둘리와 고길동의 관계가 지닌 코미디적 역전을 웃음으로 받아들인 쪽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둘리 일행이 고길동에게 끼치는 소동과 부담을 떠올리면 ‘기생충’이라는 과장된 비유가 왜 성립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작품 속 갈등을 다시 읽는 팬들의 시선이 작가의 반응과 맞물리며 밈은 더 오래 살아남았다.

결국 이 장면은 영화와 만화를 단순히 합성한 패러디라기보다, 고길동을 바라보는 세대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농담에 가깝다. 둘리는 여전히 장난기 많은 주인공이지만, 밈 속에서는 고길동의 평온한 일상을 뒤흔드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작가의 반응 역시 캐릭터를 훼손했다는 불쾌감보다, 작품 안에 있던 관계의 아이러니를 알아본 웃음으로 기억된다.
둘리 ‘기생충’ 밈은 고길동의 집에서 살아가는 둘리 일행을 영화 ‘기생충’의 가족처럼 재구성한 패러디다. 어린 시절과 달리 고길동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 독자들의 시선이 핵심이며, 김수정 작가도 이런 관계의 코미디를 유쾌하게 받아들인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