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겜 덕분에 의도치 않게 탄생한 명작..JPG’라는 말이 가리키는 흐름은 대체로 액션 게임 드래그 온 드라군과 니어 시리즈의 연결이다. 거대한 용과 함께 전장을 누비던 드래그 온 드라군은 독특하고 음울한 세계관에 비해 반복적인 전투와 거친 조작감으로 혹평을 받았다. 그런데 이 작품의 가장 기묘한 결말 하나가, 훗날 니어라는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이 출발하는 문이 됐다.

드래그 온 드라군의 여러 결말 가운데 하나에서는 주인공과 용이 현대의 도쿄로 넘어간다. 판타지 전쟁극이 갑자기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는 황당한 전개였지만, 이 사건 이후의 세계를 상상해 만든 작품이 니어다. 처음부터 대형 시리즈의 정교한 확장 계획이었다기보다, 전작이 남긴 기이한 설정을 끝까지 밀어붙인 파생작에 가까웠다.

니어 역시 초반에는 완성도 높은 전투 게임으로만 평가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멸망 이후의 세계, 반복되는 플레이 속에서 달라지는 시선, 인물들의 비극을 뒤늦게 드러내는 서사 구조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니어: 오토마타는 전투 설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기계 생명체와 인간성이라는 주제를 더 선명하게 다루면서 시리즈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이 밈의 웃음 포인트는 단순히 “망한 게임 다음에 좋은 게임이 나왔다”는 데 있지 않다. 전작의 거칠고 황당한 요소, 특히 누구도 정통 후속작의 씨앗으로 보지 않았을 결말이 니어의 세계관을 낳았고, 그 세계가 오토마타에서 폭발적인 감정과 철학적 질문을 가진 작품으로 완성됐다는 역설에 있다. 실패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던 기획의 흔적이 결과적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시리즈의 출발점이 된 셈이다.
드래그 온 드라군의 기묘한 현대 도쿄 결말은 니어 세계관으로 이어졌고, 거친 전작의 약점과 별개로 그 설정은 강력한 창작의 씨앗이 됐다. 니어: 오토마타는 이를 뛰어난 액션과 독창적인 서사로 확장하며 시리즈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