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출연하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해고를 겪은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감독 부부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이창동의 새 영화로, 주요 국제영화제 초청을 계기로 작품의 구체적인 문제의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는 노동과 계급, 부부 관계를 따로 떼어 놓지 않고, 네 인물이 서로를 마주하는 과정 안에서 다룬다.

한쪽 부부에게 해고는 생계의 변화만이 아니라 관계의 균형을 흔드는 사건이다. 다른 한쪽의 다큐멘터리 제작 역시 타인의 삶을 기록하는 일인 동시에, 기록하는 사람의 시선과 위치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두 부부는 만남을 거치며 상대의 현실과 욕망을 관찰하다가, 결국 자신들이 외면해 온 감정과 관계의 빈틈까지 마주하게 된다.

제목 ‘가능한 사랑’은 조건 없는 낭만을 말하기보다, 현실의 제약 속에서도 성립할 수 있는 관계를 묻는 쪽에 가깝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활의 조건이 달라진 뒤에도 사랑이 지속될 수 있는지, 서로를 이해한다는 말이 실제로는 어떤 책임을 요구하는지를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살핀다. 사랑은 영화에서 개인적인 감정이면서 동시에 계급과 노동의 조건을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로 놓인다.

기술 발전이 노동을 대체하고 소멸시키는 시대에 대한 감독의 문제의식도 이야기의 바탕에 깔린다. 다만 영화의 중심은 거대한 변화 자체보다 그 변화가 한 사람의 일상과 부부의 대화, 타인을 바라보는 태도에 남기는 흔적이다. ‘가능한 사랑’은 네 인물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흔들리는 흐름을 따라가며, 현실이 바뀐 자리에서 사랑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으로 읽힌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만남을 통해 노동·계급·부부 관계를 함께 다루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다. 제목은 불안정한 노동과 변화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관계와 사랑이 실제로 가능할지를 묻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