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확정하면서, 전력 생산에서 천연가스가 맡아 온 몫은 줄이고 공급망 불안에 대비한 비축은 늘리는 방향을 제시했다.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본 것은 가스발전을 전력 체계의 중심 축으로 계속 확대하기보다, 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흐름을 계획에 반영한 결과다. 다만 중동 리스크처럼 수입선과 운송 경로가 흔들릴 수 있는 변수는 여전히 커, 수요 감소가 곧 공급 불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스발전 비중 축소의 핵심은 천연가스가 전력 생산에서 사라진다는 데 있지 않다. 장기 수급계획은 발전 부문이 쓰는 가스 물량이 앞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도입량과 저장 여건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발전용 수요가 감소하면 전체 천연가스 수급에서도 발전 부문의 영향력은 낮아지고, 그만큼 장기 계약·도입·저장 계획도 과거의 수요 구조와는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가스발전의 역할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력 수요와 발전 여건이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서 가스발전은 필요한 때 전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남는다. 이번 계획이 강조하는 것은 평상시 발전용 가스 소비를 크게 잡아 두기보다, 전력 체계 안에서 가스발전의 역할과 물량을 더 제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이다.

반대로 비축 체계에는 민간 참여를 넓힌다. 그동안 공공 중심으로 대응하던 저장·비축 부담을 민간까지 분담해, 갑작스러운 공급 차질 때 활용할 여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수요 전망은 낮춰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천연가스의 공급 충격에는 더 촘촘히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함께 담겼다. 결국 이번 계획은 가스발전 의존도는 낮추되, 필요할 때 쓸 가스를 확보하는 안전망은 민관이 함께 강화하는 구상으로 읽힌다.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은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드는 전력 구조를 반영해 가스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을 담았다. 동시에 중동 리스크 등 공급망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공공 중심이던 비축 체계에 민간 참여를 확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