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영 작가 신작 모자무싸 줄거리 감정워치와 등장인물 설정 정리

러브닉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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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나 우리들의 해방일지를 인생 드라마로 꼽는 분들이라면 이번에도 박해영 작가
특유의 깊은 감성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신작은 제목부터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라는 긴 문장인데 줄여서 모자무싸라고 부르더라고요. 제목만 들어도
벌써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드라마 속에는 감정 상태를 즉각 언어로 바꿔주는 감정워치라는 독특한 장치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감정을 기쁨이나 슬픔처럼 단순하게 정의하지 않고 알 수 없음이라는
측정값을 내놓는다는 거예요. 우리가 평소에 느끼는 복잡미묘한 마음을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는 점을 문학적으로 잘 풀어낸 설정이라 생각합니다.

주인공 황동만은 영화감독이지만 20년 동안 시나리오만 썼을 뿐 단 한 편의 영화도 완성하지
못한 인물입니다. 남의 작품을 헐뜯거나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 간신히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는 미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요. 성과 중심의 사회에서 보면 무가치해 보일 수 있는 삶을
작가가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반면 또 다른 주인공 변은아는 재능과 통찰력을 모두 갖춘 것은 물론 삶에 대한 태도까지
결연한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나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철길
건널목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장면들이 인상적인데요. 이 장소가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두
사람이 소통을 시작하는 출발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박해영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도 편안함에 이르다 혹은 추앙하다 같은 일상적인 단어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기로 유명했잖아요. 이번에도 무가치함이라는 단어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감정의 세계를 정교하게 보여줄 예정입니다. 단순히 위로를 건네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내면을
깊게 파고드는 전개가 기대되네요.

성과가 없으면 가치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세상에서 각자의 무가치함과 싸우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남 일 같지 않게 다가옵니다. 이번 작품도 대사 하나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 같아서 천천히 곱씹으며 보게 될 드라마가 될 듯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벌써부터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아서 첫 방송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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