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요새 라인업 미쳤는데 나만 감?

반박시니말이맞음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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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은 언제 가도 그 특유의 묘한 분위기가 있음. 솔직히 클래식이나 무용 깊게 몰라도
거기 광장에 앉아만 있어도 힐링되는 느낌이라 종종 가는데, 요새 올라오는 공연들 퀄리티가
꽤 괜찮은 것 같음.

얼마 전에 홍석원 지휘에 문태국 첼로 협주 보고 왔는데 진짜 소름 돋더라. 엘가 첼로
협주곡은 원래 좀 처연하고 우울한 맛에 듣는 건데, 문태국은 그걸 막 쏟아내기보다 엄청
절제하면서 깊이 있게 풀어나가는 게 인상적이었음.

차이콥스키 5번도 감정 과잉 없이 구조적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지휘자 홍석원의 확신이
느껴지는 무대였음. 이런 게 진짜 라이브의 묘미가 아닌가 싶음.

근데 뉴스 보니까 내년 7월에 제주국제무용제도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크게 열린다고 함.
솔직히 지방 예술 축제들은 그냥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기록물도 남기고 장소 특정 공연 같은 것도 한다니까 좀 제대로 하려는 모양임.

댄스필름페스타 같은 프로그램은 좀 신선해 보여서 내년 여름에 제주도 갈 일 있으면 한 번
들러볼까 생각 중임. 공연만 남는 축제는 오래 못 간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함.

그리고 나빌레라 같은 작품들 보면 무용이랑 대중 예술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게 느껴져서
좋음. 이재환이랑 재윤 같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에너지도 장난 아니고, 요새 공연계 분위기가
확실히 젊어지는 느낌이라 나 같은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개꿀임.

오늘의 채록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라는 말도 되게 다정하게 느껴지고, 예술이 꼭 어렵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감.

가끔 예술이 너무 어렵고 격식 차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거리감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 막상
가서 어둠 속에서 공연 보고 나오면 그 해방감이 진짜 큼. 어둠에서 빛으로 물든다는 표현이
딱 적당한 듯함.

일상에서 찌들었다가도 공연장 불 꺼지는 순간만큼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서 중독성 있음.

돈은 좀 깨지겠지만 이런 고퀄리티 공연들 계속 올라오는 거 보면 문화생활은 포기 못
하겠음. 다음 달에도 눈여겨보는 거 몇 개 있는데 자리 경쟁 빡셀 것 같아서 벌써 걱정임.
예술의전당은 진짜 평일 저녁에 가도 사람 많은 이유가 다 있는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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