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당구장만큼 시간 멈춘 느낌 나는 곳도 드문 것 같음.

프로눈팅러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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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LA 코리아타운 관련된 글을 봤는데 거기도 폭동 때랑 비교해서 당구장 같은 곳은
하나도 안 변했다더라.

한국도 마찬가지임. 동네 상가 지하에 있는 당구장 들어가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냄새부터
분위기까지 다 똑같음.

어릴 때는 아저씨들 전유물 같아서 좀 쫄기도 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아저씨가 된 기분이라
묘함.

요즘은 시설 좋은 대형 당구장도 많아졌다지만 나는 솔직히 좀 허름하고 큐대 끝 갈라진 그런
곳이 더 정감 가더라.

거기서 먹는 짜장면이 진짜 인생의 진리인 거 다들 알지? 집에서 시켜 먹으면 절대 그 맛
안 남.

근데 요즘 자영업자들 진짜 힘들긴 한가 봄.

정치인들이 당구장이나 미용실 장사 안된다고 징징거리는 게 다 이유가 있겠지.

북구 쪽이나 지방 가보면 구포역 지하화니 뭐니 하면서 동네 살리겠다고 난리던데 사실 당구장
같은 실물 경기가 제일 먼저 체감되긴 함.

사람들이 돈이 없으니까 이런 소소한 취미부터 끊게 되는 게 좀 씁쓸함.

노인복지관 같은 데서도 2026년 프로그램에 당구 넣고 그러는 거 보면 이제는 당구가 진짜
전 세대 스포츠가 된 듯.

예전엔 깡패들이나 치는 거라는 편견도 있었는데 이제는 할아버지들도 치고 대학생들도 치고 다
같이 즐기는 거니까.

나도 나중에 늙어서 친구들이랑 당구 한 게임 치면서 노후 보내는 게 소소한 꿈이기도 함.

솔직히 당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 특유의 입담이랑 견제하는 맛에 치는 거 아니겠냐.

친구 큐대 잡을 때 뒤에서 헛기침 한 번 해주고 공 안 맞으면 세상 다 잃은 표정 지어주는
게 국룰임.

가끔 운 좋게 뽀록으로 들어가면 그날 하루 기분 최고조 찍는 거임.

앞으로 이런 당구장들이 동네에서 안 사라지고 계속 남았으면 좋겠음.

철도 지하화니 뭐니 해서 동네가 번쩍번쩍해져도 결국 우리가 쉴 곳은 이런 아지트 같은
공간이니까.

오늘 퇴근하고 오랜만에 친구들 불러서 3구 한 판 때리러 가야겠음. 다들 오늘 퇴근길에
당구 한 판 어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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